도시 황무지에 핀 식물군

Paris|France

도시 가장자리에 자리 잡은 상업 지역의 상점들이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하면 들쑥 날쑥 이상하게 자라는 식물들은 작은 구역을 형성한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도시 속 황무지는 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도시의 재개발을 기다리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식물들, 작은 관목들, 잡초, 덤불들로 덮여가기 시작하고, 야생 동물들의 도피처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자유롭게 자신의 터를 잡은 식물들은 여느 도시의 공원이나 정원에서 볼 수 있는 식물군들과는 다른 양상을 띤다. 자신에게 맞는 흙의 성격과 농도, 습한 정도처럼 다양한 요인에 따라 원하는 장소를 결정한 식물들은 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자유로운 풍경을 지어낸다.

2017년에 출판된 ‘도시 황무지에 핀 식물군’ (Flore des friches Urbaines)은 도시에 버려진 공터나 미개간지에 핀 식물군들을 판별하고 분류한 서적이다. 여기에 소개된 총 258 종의 식물군에는, 이와 같은 환경에서 가장 일반적인 식물들을 포함해 좀 더 보기드문 야생화까지 – 600장의 사진과 800장으로 이루어진 삽화를 통해 소개된다. 식물학자인 Audrey Muratet; 사진작가 Myr Muratet, 그리고 그래픽 디자인과 삽화를 그린 Marie Pellaton, 세 사람의 협업으로 완성된 책이다.

Interview

어떻게 도시 황무지에 피는 식물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나요?

Audrey Muratet : 극단적인 환경에서 식물들이 어떻게 적응하는지에 대한 주제에 항상 관심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막이나 도시의 일부 지역에는 물이 없거나 토양이 부족하기도 하고 오염되기도 하니까요. 그런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식물들은 어떻게 살아남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도시에 어떤 종류의 공간에서 식물을 볼 수 있는지에 대해 분류하기 시작했습니다 : 공원, 묘지, 커다란 나무의 밑동 주위, 정원, 제방, 도로나 길가의 벌어진 틈, 황무지, 숲… 그리고 황무지에서 정말 다양한 종의 식물군들이 살아남은, 도시에서 일종의 중요한 식물 저장소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황무지가 도시에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udrey Muratet : 황무지는 다양한 식물군이 살아가기 때문에 중요하기도 하지만, 식물들이 도시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장소입니다. 죽은 나무라던지 마른 식물들이 그 자리에서 썩게 되고 꽃은 열매를 맺고, 그런 요소들이 하나하나 연결되어 더 다양한 식물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처음에는 선구자 역활을 하는 식물들이 땅을 덮기 시작하는데, 점차적으로 2년생 식물들이 그리고 여러해살이 식물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소관목과 나무도 자리를 잡기 시작합니다. 이런 활발한 식물의 활동이 굉장히 자유롭기 때문에 많은 수분을 필요로하는 식물군도 생겨나게 됩니다. 황무지는 자연을 관찰 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정원이나 공원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

Audrey Muratet : 자라는 식물군이 다릅니다. 물론 이 두 장소에서 발견되는 공통적인 식물군도 있지만, 공원이나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식물종을 Urbanophile이라고 부릅니다. 이 식물들은 도시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적응한 식물들입니다. 반면에 urbanophobe라고 분류되는 식물들은 적응력이 훨씬 떨어지기 때문에, 이렇게 버려진 황무지를 은신처로 살아남게 됩니다.

책은 어떻게 출판하게 되었나요 ?

Audrey Muratet : 도시 황무지에 피는 식물들은 연구한 것이 이제 15년째지만 2010년부터 연구로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이런 예술 프로젝트를 병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아티스트와 과학자들도 같이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전시, 강연, 출판 같이 다양한 형태를 띄게 되었습니다.

아티스트와의 협업은 어떻게 보완적이었나요?

Marie Pellaton(일러스트레이터) : 무엇보다 같은 주제라도 그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과학자들이 연구지에 가기 전에 먼저 연구할 주제에 관한 질문지를 미리 작성해서 간다면, 저희는 먼저 그 장소를 보고 그 장소가 데려가는 곳을 직관적으로 따라갔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의 독자층은 누구인가요 ?

Audrey Muratet : 이 책은 물론 과학자들에게도 읽히지만 (생물학자 혹은 식물학자), 전문 용어 사전이 함께 있어서 좀 더 넓은 독자층을 수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Marie가 그린 그림과 Myr가 촬영한 사진들이,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이런 황무지에 피는 식물에 대한 설명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 졌나요?

Myr Muratet (사진작가) : 각각의 식물 사진들은 Audrey의 지시를 통해 현장에서 함께 촬영되었습니다. 그 식물의 특징이 가장 잘 표현될 수 있는 모습을 촬영해야 했거든요.

Marie Pellaton (일러스트레이터) : 삽화 같은 경우 현장에서 많이 살펴봐야 했고 무엇보가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들을 많이 참고해야 했습니다. 다른 식물군의 삽화도 많이 봐야했는데, 그 식물을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형태만을 남겨야 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선을 이용해서 삽과를 그렸고, 다른 효과나 그림자는 배제되었습니다.

Audrey와 함께 도시 미개간지에 피는 식물이라는 주제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Myr Muratet : Audrey가 황무지에 피는 식물군들을 연구하러 몇 번인가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도시에서 사용되지 않는 땅, 미개간지라는 주제가 당시 하고 있던 사진작업과 연관이 있었습니다. 물질적으로 아무 것도 없는 사람들이 은신처로 사용되는 도시 장소들을 찾고 있었습니다. 식물 촬영과 함께 도시 미개간지에 숨어 사는 사람들에 관한 촬영을 병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야생화가 자리잡은 장소들은 이렇게 숨어사는 난민이나 부랑자들이 찾아가는 장소들은 사람들에게 불안하고, 불편한, 기이한 야생의 장소라고 인식된다는 점에서 닮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의 출판이 야생화 보호에 일부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이 책을 출판하면서 가장 큰 목적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무시되는 식물들을 알리는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관찰과 기록, 설명을 통해 생물학적으로 이러한 식물들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과학적인 그리고 감각적인 접근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야생화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미개간지라 생태학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여러번 관련 단체들과 만나기도 했습니다. 미개간지에 대한 인식이 ‘없어지고 채워야할 장소’가 아닌 ‘자연의 장소’라는 인식으로 조금씩 바뀌기를 기대하고 있고 또 바뀌기 시작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식물연구, Marie Pellaton 와 Audrey Muratet, Aubervilliers, 2010.

기사에 사용된 사진들은 Flore des friches urbaines에서 발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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