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에는 아직 파리 외곽이었던 Faubourg Saint Antoine은 (Faubourg은 외곽을 의미한다.) 센느강을 통해 자재들을 비교적 조달하기 쉬운 파리의 옛 항구가 있던 곳으로, 가구를 만드는 장인들의 작업실이 모여있던 동네다. 지금은 파리 시내에 위치해 많은 카페와 가게들이 즐비한 도심가로 바뀌었지만, 길을 다니다보면 오래된 가구점이나 아틀리에가 불쑥 나타나 눈길을 사로잡을 때가 있다.
Quincaillerie Leclercq도 많은 가구점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던 1840년 경에 문을 연 철물점로 섬세한 세공이 들어가는 손잡이와 그와 완련된 철물을 주문 제작하고 있다. 혼잡한 길가에 위치한데다 가게 내부가 어둡기 때문에 못보고 지나치기 쉬운 곳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벽면을 한가득 장식한 손잡이와 세공이 들어간 열쇠집들이 마치 한 권의 백과사전을 눈 앞에 펼쳐 놓인 것 같은 기분이다. 수 백칸이나 되는 – 손바닥 크기의 작은 서랍들은 그마다 다른 손잡이가 고정되어 있는데, 오랫동안 손 때를 타서인지 그 빛깔이 오히려 깊고 아름답다.
초창기에는 Paul Keul이 운영하던 철물점이 나이가 들어 은퇴하면서 Nicolas Barbato가 받아 운영하고 있다. Nicolas Barbato는 비행기 엔지니어로 프랑스 역사를 좋아하고 또 조예도 깊어, 이 가게를 이어받아 예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아무리 오래된 건물과 가게들이 상징적인 파리라도, 200년 가까이 된 가게에 들어가 루이 16세 때에 만들어진 세공손잡이들을 여전히 살 수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놀라운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