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에도시대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는 가와고에(Kawagoe)에 공예가 케이치 타나카(Keiichi Tanaka)의 작업실이 있다. 시간으로 한 층 누그러진 듯한 무뎌진 형태와 부드러운 색은 왠지 모르게 마음에 위안을 준다. 실용적인 형태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그는 오래된 농기구의 형태나 오래된 물건의 색상에서 영감을 받기도 한다. 1979년 치바에서 출생해 무사시노 대학교에서 오브제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일본 외에도 유럽에서 다양한 전시에 참여한 바 있으며 프랑스 La Borne에 위치한 Centre céramique contemporain에서 2012년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색이 바래고 오래된 것 처럼 보이는 촉감을 좋아합니다. 마치 이미 오래전부터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제가 만드는 그릇에 시간이 축적된 듯한 분위기가 담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릇을 만들 때 하루 하루의 일상이 조금씩 섞여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의 축적’이 느껴지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실용적인 기능으로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형태에 애착이 가는데, 어떤 물건을 오래 사용할 때 변해가는 그 형태가 굉장히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이 바라볼 때 그릇이 만들어진 환경에 관심이 갈 수 있는 그 자체로도 존재감이 있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어릴 때부터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해 자연스럽게 예술대학에 가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인테리어 소품이나 오브제 디자인에 관심이 있었는데 ‘흙’ 수업을 들은 이후로 도예가 저를 표현하는 방식이 되었습니다. 요리를 하거나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것을 담는 그릇을 만드는 것이 저를 표현할 수 있는 좋은 표현 방식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만드는 그릇을 통해 일상이 좀 더 풍요롭고 편안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Blue tableware 시리즈의 경우에는 고대 이집트나 터키에서 사용했던 푸른색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흰색의 세라믹 작업의 경우에는 15세기 16세기 유럽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된 파이앙스(faïence) 도자기의 부드럽고 잔잔한 느낌을 생각하며 작업을 했습니다. ‘Blue tableware’ 시리즈처럼 푸른색의 화려한 그릇을 만드는 작업도 좋아하지만 일상에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어울릴 수 있는 작업을 가장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